디뮤지엄 취향가옥 2 |Art in Life, Life in Art 전시후기

2025. 8. 21. 10:00전시.산책

익숙함으로 이어진, 나의 디뮤지엄

디뮤지엄의 전시장 입구 벽면에 설치된 대형 디지털 패널에 ‘Art in Life, Life in Art 2’라는 전시 타이틀 문구가 선명한 파란 배경 위에 표시되어 있다
삶 속의 예술, 예술 속의 삶을 주제로 한 이번 전시의 타이틀이 대형 디지털 패널을 통해 방문객을 맞이한다. 파란색 화면과 간결한 타이포그래피가 공간을 현대적으로 연출한다.

 

대림미술관 시절부터 친숙했던 디뮤지엄, 역시 낯설지 않았습니다.

기억 속의 대림미술관은 경복궁 서쪽, 통의동의 오래된 주택을 개조한 아담한 미술관이었고,

유난히 기억에 남는 이유는 전시장에서 사진 촬영을 허용한 최초의 미술관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곳에서 전시는 눈으로만 아니라 손으로도 담을 수 있는 ‘기록의 대상’이 되었고,

미술을 ‘일상 속으로 들이는 감각’을 처음으로 알려준 곳이기도 했습니다.

 

그 기억은 시간과 장소를 지나 지금의 디뮤지엄으로 이어졌습니다.
성수동의 산업유산 공간 위에 재탄생한 디뮤지엄
이전보다 훨씬 크고 세련된 모습이지만,
그 안에 흐르는 감각만큼은 여전히 익숙하고 따뜻했습니다.

콘크리트 벽면에 부착된 흰색 화살표와 ‘EXHIBITION’ 텍스트가 전시 방향을 안내하고 있다.
전시 관람의 출발점. 차가운 콘크리트 벽 위에 놓인 깔끔한 사인이 공간의 미감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명확하게 동선을 안내한다.
검은 철제 난간과 회색 콘크리트 벽이 어우러진 계단실 전경. 천장의 수직 조명 패턴이 위로 향한 시선을 따라 반복적으로 이어지며 리듬감을 형성한다.
전시는 이 계단을 오르며 시작된다. 흑백 톤의 미니멀한 공간 속, 천장에서 떨어지는 따뜻한 조명과 수직선 패턴이 공간의 리듬과 분위기를 만들어냈다.

집, 예술의 도구가 되다

디뮤지엄 전시 공간 입구에 설치된 대형 패널로, 전시 제목 ‘Art in Life, Life in Art 2’와 함께 전시 개요가 한글과 영어로 나란히 인쇄되어 있다. 바닥은 작은 자갈로 마감되어 공간에 질감을 더한다.
"취향가옥 2: Art in Life, Life in Art 2" 디뮤지엄 10주년을 기념하며 2025년 6월 28일부터 2026년 2월 22일까지 열리는 전시의 시작을 알리는 전시 소개 패널. 일상과 예술, 공간과 사람 사이의 관계를 다양한 시선으로 조명하는 전시 취지를 한글과 영어로 담아냈다.
전시 관람 동선 중 설치된 정원 연출. 돌과 식물이 어우러진 미니멀한 구성으로 공간에 여유와 정적을 더한다
발밑에서 자갈이 사각이는 소리를 내며, 걸음을 자연스럽게 늦추게 만든다. 돌과 식물이 어우러진 이 정원은 이동의 순간에도 사유를 선물한다.

 

<취향가옥 2> 전시는 'Art in Life, Life in Art'라는 부제처럼 예술을 ‘우리 집’이라는 친숙한 공간에 초대합니다. 작품은 벽에 걸린 전시물이 아닌, 소파 옆, 창가의 빛 아래, 선반 위의 사물들 사이에서 살아 움직입니다.

예술은 그렇게 ‘삶의 한가운데’에 놓입니다.

 

패션이 인체를 통해 가장 자연스럽게 표현되듯, 이번 전시는 ‘집’이라는 공간을 예술을 담는 가장 솔직한 매개체로 활용합니다. 예술이 꼭 갤러리의 흰 벽 위에만 있어야 할 이유는 없으니까요.

이곳에서 예술은, ‘삶과 감상이 공존하는 장소’에서 더 선명하게 드러납니다.

격자무늬 벽과 조약돌 바닥으로 구성된 전시 진입 공간. 중앙에는 정면 벽에 노란색 정사각형 작품이 설치되어 있다.
정원을 지나 전시의 문턱으로 자갈 위를 조심스레 걸으며 맞이하는 진입로. 격자 구조의 반투명 벽과 은은한 조명이 공간을 감싸고, 정면의 노란색 작품이 시선을 붙든다. 조용히 전시에 몰입하게 만드는, 감각적인 전이 공간.

전시는 어떻게 구성되었나

디뮤지엄의 취향가옥2 ‘Art in Life, Life in Art 2’는 단순한 전시가 아닙니다.
취향이 각기 다른 여러 사람이 한 집에 살며 각자의 공간을 꾸며 놓은 듯한 전시 구성은, 마치 집이라는 일상 공간 안에 스며든 예술의 다채로운 얼굴을 보여주는 듯했습니다.

 

작품은 벽에 걸려만 있는 것이 아니라, **가구와 조명, 텍스타일, 오브제들과 어우러진 ‘생활형 전시’**로 이어지며 관람자의 발걸음을 자연스럽게 이끕니다.

이 집은 네 개의 주요 섹션으로 나뉘며, 각 공간은 하나의 라이프스타일을 품고 있습니다.


🟫 M2: SPLIT HOUSE – 고요를 채운 거장들의 취향

김창열 작가의 물방울 회화가 걸려 있는 D뮤지엄 전시 공간. 베이지 톤의 벽과 따뜻한 조명, 중성적 가구가 어우러진 고요한 거실 연출.
D뮤지엄 ‘취향가옥 2’의 M2 공간. 김창열 작가의 물방울 회화가 중심에 놓여 있으며, 조용한 거실처럼 구성된 이 공간은 고요한 취향과 깊이를 전합니다.

 

은은한 베이지와 브라운 톤의 거실 같은 공간.
벽에는 김창렬 작가의 물방울 회화, 이우환의 관계항 시리즈, 피카소의 도자기 작품뿐만 아니라, 김환기, 박서보라는 한국 추상미술의 거장들의 작품이 단아하게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여기에 한복 형태의 전새나작가의 작품이 걸려 있어, 전통과 현대, 동서양의 시선이 한 곳에서 조용히 대화하는 듯한 장면이 연출되었습니다.

 

고전 명화를 닮은 회화와 사진, 묵직한 가구들이 놓여 있어 마치 조용한 서재에 들어선 듯한 분위기입니다.
하루를 정리하고 싶은 날,

지적인 아름다움을 품은 이 방에 머물고 싶어 집니다.

이우환 작가의 단색화 ‘관계항’ 시리즈 작품 두 점과 우드 프레임·가죽 스트랩의 미드센추리 스타일 체어가 어우러진 D뮤지엄 전시 공간.
D뮤지엄 ‘취향가옥 2’ M2 공간. 이우환의 《관계항(Relatum)》 시리즈가 담긴 회화 두 점과 함께, 목재와 가죽 스트랩이 조화된 조지나카시마 체어가 어우러진 한켠. 자연과의 조응, 고요한 사유의 흔적이 머무는 자리입니다.
전통적인 디자인의 한복들이 선반에 정갈하게 걸려 있고, 중앙엔 현대적인 곡선미를 가진 흑색 나무 스툴이 배치되어 있다. 주변에는 백자, 목기, 찻잔 등이 함께 전시되어 있으며, 바닥에는 추상 문양이 그려진 카펫이 깔려 있다.
M2 공간의 또 다른 취향의 방. 전새나작가의 전통 한복과 현대적 디자인이 공존하는 드레스룸 구성은 일상의 공간에서도 미학적 감각이 스며들 수 있음을 보여준다. 한국적인 색감의 한복, 전통 목기와 백자, 그리고 곡선미가 강조된 스툴까지—동시대의 생활미감과 전통이 절묘하게 어우러진다.
파블로 피카소의 인물 얼굴 형상이 부조된 도자 접시 작품. 흰색 바탕에 푸른 장식이 있는 원형 작품으로, 디뮤지엄에 전시됨.
D뮤지엄 ‘취향가옥 2’ M2 공간에서 만난 파블로 피카소의 도자 접시. 얼굴을 형상화한 이 작품은 입체파의 대가답게 평면 위에 조형성을 더한 도자기 시리즈 중 하나로, 그의 유쾌한 실험정신이 드러난다. 도예로도 예술의 경계를 확장한 피카소의 손끝에서, 일상적 오브제가 예술로 변모한다.


🟧 M3: TERRACE HOUSE – 일상의 리추얼을 위한 방

디뮤지엄 테라스 하우스 입구에 설치된 QR 코드 안내 사인과 작은 정원이 함께 보인다.
디뮤지엄 취향가옥2 전시 공간 '테라스 하우스'의 시작을 알리는 사인. QR 코드를 통해 관람객의 취향을 분석하고, 초입에 마련된 정원은 본격적인 공간에 들어가기 전 감각을 깨운다.

 

디뮤지엄 취향가옥2전시의 테라스하우스 공간은 반복되는 하루를 ‘의식(ritual)’처럼 되돌아보게 합니다.
올라퍼 엘리아슨, 정유미, 한홍, 엘리사 오지츠 등의 작품이 사람들의 루틴과 습관, 내면의 움직임을 섬세하게 포착해 냅니다. 향기, 질감, 빛이 어우러진 공간에서 잠시 멈춰서 나 자신을 마주하는 시간이 흐릅니다.
조용하고 따뜻한 감성, 꼭 한 번 머물러보고 싶은 방이었어요.

대리석 계단 옆 벽면에 그림자를 드리우며 조성된 실내 조경과 흰 벽
입구 옆으로 조성된 실내 정원. 은은한 조명 아래 나무와 식물들이 관람객을 반긴다. 바닥의 깨진 타일과 벽에 드리운 그림자가 섬세한 공간감을 더해준다.
레드 브라운 대리석 배경의 벽 선반 위에 흑유 도자기, 목기, 백자 형태의 도자 작품들이 조화롭게 전시되어 있는 모습
한홍 작가의 백자 스타일 도자기와 다양한 재료의 그릇들이 층층이 전시된 테라스 하우스의 선반 공간. 따뜻한 질감과 미니멀한 조명이 어우러져 공예의 미감을 극대화한다.
엘리사 오지츠가 디자인한 원형 블랙 테이블 위에 작품 설명 카드들이 놓여 있고, 상단에는 조형적인 팬던트 조명이 설치된 미니멀한 전시 공간
디뮤지엄 취향가옥2 전시. 엘리사 오지츠의 미니멀 감성이 담긴 테라스 하우스의 공간 연출. 조형미가 돋보이는 조명과 심플한 구조가 일상 속 예술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검정 프레임의 유리문을 열고 들어서면 천장에 식물 오브제가 매달린 테라스 하우스 메인 공간이 펼쳐진다
실제 집의 테라스를 연상케 하는 메인 공간. 천장엔 식물 오브제가 드리워져 있고, 유리 벽 너머로 자연광이 가득 들어온다. 바깥 풍경과 내부가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순간.
올라퍼 엘리아슨의 작품으로, 어두운 배경 위에 흰 선으로 파도 같은 선들이 반복적으로 그려진 16개의 프레임이 격자 형태로 벽에 전시된 모습
올라퍼 엘리아슨OlafurEliasson 의 파동 같은 선의 흐름으로 구성된 작품 시리즈. 자연의 리듬과 감각을 선으로 풀어낸 이 작품은 M3 공간인 ‘테라스 하우스’의 벽면을 채우며, 조용한 울림을 전한다.
흰색 대리석 위에 전시된 흰색 질감의 화병 4점. 형태는 모두 다르며 마치 얇은 종이를 형상화한 듯한 도자 작품들이 정렬되어 있다.
디뮤지엄 취향가옥2 전시. 테라스하우스 공간의 대리석 선반 위에 전시된 미니멀한 도자 오브제들. 순백의 색감과 유기적인 곡선이 공간에 고요함을 더한다.

🟪 M4: DUPLEX HOUSE – 레트로 퓨처의 컬러풀한 실험실

김기린 작가의 컬러 시리즈 작품 3점이 복도 벽면에 나란히 전시되어 있다. 왼쪽부터 초록, 파랑, 빨강의 색면이 각각의 화면을 가득 채우고 있으며, 각 작품은 얇은 선과 반복되는 패턴이 안쪽에서 빛나는 듯한 질감을 만든다.
김기린, 《무제(초록), 무제(파랑), 무제(빨강)》 컬러의 물성 자체로 감각을 일깨우는 회화적 실험. M4 공간 복도의 벽면에 나란히 전시되어 있으며, 레트로 퓨처 콘셉트의 시각적 중심을 이룬다.

 

디뮤지엄 취향가옥2 전시의 마지막 공간 M4는 시각적 리듬이 가장 강렬하게 흐르는 구역입니다.
김기린 작가의 초록, 파랑, 빨강 삭면 회화가 벽을 따라 빛처럼 퍼지고, 공간 전체가 색채의 파동으로 채워집니다.

 

여기서는 더 이상 감상이 아닌 ‘체험’이 되는 공간입니다.
조형과 설치가 수직적으로 확장되고, 감각과 직관이 우선되는 공간.

M1~M3의 정제된 흐름을 지나, 마침내 감각이 터지는 지점.
색과 구조, 그리고 취향이 자유롭게 춤추는 마지막 공간입니다.

  

열대 식물 정원 사이로 복도 끝 벽면에 쌓아올린 백남준의 수십 대의 브라운관 TV 설치물이 보이며, 천장에서 빛이 떨어지는 설치 공간
백남준의 '사과나무 (Apple Tree)'—자연과 미디어가 교차하는 공간. 듀플렉스 하우스의 중심 설치로, 기술과 생명의 만남을 시각적으로 탐험하게 한다.

 

디뮤지엄 취향가옥2 전시 M4 공간의 중앙에는 백남준의 대표 설치작품 ‘사과나무(Apple Tree)’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브라운관 TV 수십 대를 쌓아 만든 이 트리 구조는, 열대식물 사이에서 기술과 자연의 낯선 조우를 만들어냅니다.

백남준 특유의 미디어 철학이 살아 숨 쉬는 이 공간은, 전시의 하이라이트로 기억될 만한 장면이었습니다.

 

M4 공간에서는 백남준을 비롯해 다양한 작가들의 작품이 디지털 화면과 조명 사이를 넘나듭니다.
강렬한 색감, 팝아트적 오브제, 테크놀로지 기반 설치작품들로 가득 차 있어 시각적 몰입감이 최고조에 달하는 방입니다.


한마디로, 미래에서 온 컬러룸 같은 느낌. M4는 이전 층에 비해 더욱 입체적인 구조와 동선을 갖고 있어 관람자의 시선을 수직으로도 끌어올립니다.
작품들이 벽면뿐 아니라 천장과 바닥을 향해 확장되며, 순간순간 관객을 '중심'이 아닌 '경계'로 이끕니다.


🏡 베이스하우스|수집의 기쁨과 삶의 취향이 교차하는 공간

풍선처럼 부풀려진 형태의 조형 의자들이 파랑과 연노랑 색상의 대형 수납장 앞에 전시되어 있습니다. 유쾌하면서도 실험적인 감성이 공간을 장난스럽게 채웁니다.
장난감 같기도, 조각 같기도 한 의자들. 실용성과 놀이의 경계를 허무는 이 가구들은, 예술과 일상의 경계 역시 가볍게 넘나듭니다.
곡선 형태의 원목 벤치 두 개가 나란히 배치된 전시 공간. 천장에는 기하학적인 조명이 매달려 있고, 뒷벽은 수직 목재 프레임과 옅은 민트색 패널로 구성되어 있다. 오른쪽에는 풍선처럼 반짝이는 짙은 파란색 의자가 전시되어 있다.
서정화 작가의 Curve Bench (2019)은 나무의 따뜻한 질감을 살린 곡선형 벤치로, 공간 속에 유기적인 흐름을 만들어낸다. 마치 하나의 설치미술처럼, 천장에서 내려오는 조명과의 조화 속에서 가구 이상의 장면을 연출한다.

 

디뮤지엄의 마지막 섹션인 베이스하우스는 마치 실제 거주 공간처럼 구성되어, 관람객에게 친근하고 따뜻한 인상을 줍니다. 방마다 콘셉트가 다르며, 각기 다른 취향의 컬렉터가 실제로 살고 있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무게감 있는 아트북과 작은 디퓨저, 빈티지한 가구, 세련된 조명까지. 이질적일 수 있는 요소들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며, 삶이 곧 전시가 되는 순간을 연출합니다.

유리 진열장 안에 빼곡히 전시된 수십 대의 미니어처 자동차 컬렉션. 소방차, 크레인, 슈퍼카 등 다양한 종류의 정교한 자동차 모형들이 층층이 진열되어 있으며, 목재 플로어와 천장 조명이 깔끔한 전시 분위기를 자아낸다.
정교하게 빚어진 수백 대의 미니어처 자동차들이 유리 진열장 속에서 시간을 달린다. 어린 시절의 동경, 엔진의 속도감, 수집가의 숨결이 겹겹이 쌓인 이 공간은 단순한 전시를 넘어 하나의 생애를 보여준다. 삶을 취향으로 기록한 컬렉터의 방, 그곳에 자동차는 기억의 조각처럼 놓여 있다.

 

디뮤지엄 취향가옥2 전시의 자동차 모형 컬렉션은 컬렉터 김형국(Andrew Kim) 님의 소장품으로, 그는 40여 년간 수백 개의 희귀한 미니어처 자동차를 수집해 온 국내 대표적 자동차 컬렉터 중 한 명입니다. 실제 차와 동일한 브랜드별 도색과 디테일이 살아 있는 이 모형들은 단순한 장난감이 아닌 디자인과 기술 진보의 축소판으로, ‘시간이 담긴 오브제’로 평가됩니다.

 

가장 인상 깊은 점은, 이 공간이 결코 정돈된 쇼룸처럼 느껴지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조금은 헝클어진 듯한 일상의 풍경 속에서 오히려 관람자는 깊이 공감하고, 자신의 공간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됩니다.

 

검정 파이프로 구성된 행거에 디즈니 및 다양한 캐릭터가 프린트된 알록달록한 넥타이들이 일렬로 걸려 있는 모습. 캐릭터의 유머와 색감이 돋보이며, 전시 공간의 벽면까지 컬렉션이 이어져 있다.
‘컬렉터 K의 캐릭터 넥타이 컬렉션’ 전시 전경 100여 점의 유쾌한 캐릭터 넥타이로 채워진 이 공간은, 일상의 소소한 기분 전환과 즐거움을 전하는 전시로 꾸며졌다.

이 넥타이들은 컬렉터 K가 오랜 시간에 걸쳐 수집한 캐릭터 넥타이들로, 매일 아침 그날의 기분에 따라 하나를 골라 착용하며 일상에 활력을 불어넣었다고 합니다.


디뮤지엄의 역사, 벽면을 가득 채운 포스터들

벽에는 대림미술관 시절부터 이어진 디뮤지엄의 전시 포스터들이 시간의 결처럼 정갈하게 아카이빙 되어 있었습니다. 독일 사진작가 유르겐 텔러의 사진전을 비롯,  런던의 디자인 스튜디오 ‘헤더윅 스튜디오’ 전시, 유명 사진작가 닉 나이트 전시, 미디어 아트 그룹 트로이카의 실험적 전시 등등 수많은 전시들의 포스터가 있었습니다.

대림미술관 시절 전시되었던 2014년 ‘Linda McCartney Retrospective’ 전시 포스터. 나무 펜스에 기대어 팔을 올리고 있는 폴 매카트니의 흑백 사진이 인상적이다.
2014년 대림미술관에서 열린 린다 매카트니 사진전의 포스터. 사진 속 인물은 남편 폴 매카트니이며, 일상의 따뜻한 순간을 담은 린다의 시선을 보여준다.

가장 반가웠던 장면은 2014년 대림미술관에서 열렸던 ‘Linda McCartney Retrospective (내 생애 가장 따뜻한 날들의 기록)’ 전시의 포스터였습니다.
비틀스의 멤버 폴 매카트니의 아내인 린다 매카트니는, 일상의 따뜻하고 자연스러운 순간들을 포착한 사진작가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당시 전시를 직접 관람했던 기억이 선명하게 떠올라, 포스터 한 장이 무척 친근하게 다가왔습니다.
전시의 끝자락에서 조용히 마주친 이 장면은, 오래된 친구를 우연히 다시 만난 듯한 기분을 안겨주었습니다.

M4 듀플렉스하우스 공간 전경. 중앙 위쪽 벽에는 로이 리히텐슈타인의 《Imperfect Painting》(1988)이 걸려 있고, 사진 아래 중앙에는 백남준의 키네틱 아트 작품 《즐거운 인디언》(1995)의 일부가 네온빛과 함께 보인다. 과감한 색채와 조형적 대비가 돋보이는 전시장 장면.
로이 리히텐슈타인 RoyLichtenstein 과 백남준, 두 작가의 시선이 교차하는 공간.

 

디뮤지엄 듀플렉스하우스 로비공간에 들어서면, 중앙 벽면에는 로이 리히텐슈타인의 《Imperfect Painting》(1988)이 걸려 있어 단번에 시선을 끕니다. 기하학적 패턴 속에 의도된 비대칭과 불완전함을 담은 이 작품은, 회화의 질서에 대한 도전처럼 느껴졌습니다. 바닥에는 백남준의 대표작《즐거운 인디언》(1995)이 설치되어 있었는데, 네온과 전자 장치를 활용한 그만의 키네틱 아트가 공간을 생동감 있게 물들이고 있었습니다.
색채와 조형이 충돌하듯 조화를 이루는 이 장면은, 동시대 시각예술의 경계를 탐색하는 전시의 성격을 잘 드러내는 구간이었습니다.

 

이렇듯 디뮤지엄의 공간들은 작품과 삶, 감성과 취향이 자연스럽게 녹아든 하나의 큰 집처럼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저 ‘작품을 보는 것’을 넘어서, 방과 방 사이를 걸으며 삶의 온도와 정서를 오롯이 느껴볼 수 있는 전시였어요.

 

미니멀한 흰색 방향 표시가 회색 콘크리트 벽과 검은 철제 난간 사이에 놓여 있다. 배경은 디뮤지엄의 정제된 계단 공간으로, 빛이 고르게 퍼지는 천장이 인상적이다.
빛과 선, 그리고 방향. 디뮤지엄의 미감이 묻어나는 안내.
디뮤지엄의 벽면에 설치된 '대림문화재단 아카이브(Daelim Cultural Foundation Archive)' 소개 패널. 한글과 영어로 대림문화재단의 전시 역사와 철학이 간결하게 소개되어 있다. 회색 콘크리트 벽과 하얀 패널이 어우러진 공간은 절제된 디자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대림문화재단의 여정과 철학을 담은 아카이브 소개 패널.
디뮤지엄 아카이브 전시 공간. 오른쪽 벽면에는 연도별(2023~2024) 전시 도록과 책자들이 일렬로 정렬되어 있고, 왼쪽에는 책들이 비치된 독립형 선반이 자연광에 은은히 드러난다. 벽에는 “EVERYDAY LIFE BECOMES ART”라는 문구가 크게 적혀 있다. 높고 환한 천장과 간결한 조명이 공간의 여백을 강조한다.
“EVERYDAY LIFE BECOMES ART”, 대림문화재단의 전시 기록이 한눈에 펼쳐지는 아카이브 공간
엘리베이터 홀 벽면에 적힌 철학자 데이비드 흄의 인용문. 흰 벽에 검은 텍스트로 ‘아름다움은 사물들 자체 안에 존재하는 성질이 아니다…’라는 문장이 길게 쓰여 있다.”
전시 관람의 마지막에서 만난 데이비드 흄의 문장. 관람자에게 예술을 바라보는 태도에 대해 다시금 질문을 던진다.
데이비드 흄(David Hume)의 명언 출처를 명시한 벽면 하단. 저서 『취미의 기준에 대하여 / 비극에 대하여 외』와 번역자 및 출판 정보가 적혀 있다.
철학자 흄의 인용문 출처를 담은 벽면 텍스트. 전시 전체를 아우르는 사유의 여운이 남는다.

 

마무리하며

 

디뮤지엄의 취향가옥2 전시는 말합니다.

예술은 막연히 어렵거나 전시장 안에 갇혀 있어야 할 무엇이 아니라,

매일 삶을 빚어내는 '집'처럼 우리의 삶 가까이에 놓일 수 있다는 것.

 

예술은 멀리 있지 않습니다.
내가 머무는 자리에서,
좋아하는 것들 곁에서 조용히 빛납니다.
익숙한 공간 속에서, 어느 날 문득—
예술은 삶의 한 장면처럼 스며들어옵니다.

 

Art in Life, Life in Art.
삶 안의 예술, 예술 안의 삶.
이 전시는 그 경계 없는 흐름 속에서,
우리 일상의 결을 따라 말없이 말을 겁니다.

 

🔗 이번 전시는 '무드온라이프'의 네이버 블로그에서도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 디뮤지엄 취향가옥 2 전시|공간이 예술이 되는.. : 네이버블로그

 

디뮤지엄 취향가옥 2 전시|공간이 예술이 되는 순간

거실에는 그림이 걸려 있고, 부엌에는 오브제가 놓여 있으며, 빛은 창을 넘어 예술을 비추는 조명이 된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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