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8. 2. 18:19ㆍ전시.산책
오래된 이야기들을 간직한 고요한 천년고도 경주.
바쁜 현대인에게는 잠시 멈춤이 가능한 곳이자 언제 가도 포근하게 반겨주는 듯한 고즈넉함이 있습니다.
그런 곳에 오아르미술관이 새롭게 문을 열었다는 소식은 더없이 반가운 일이었습니다.

1. 미술관의 위치와 첫인상
경주는 천년의 시간을 품은 고도이자, 전통과 현대가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도시입니다. 그 중심부, 조용하지만 깊은 감각을 담은 예술 공간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바로 '오늘 만나는 아름다움(One-day Art Rendezvous)'이라는 뜻을 지닌 **오아르 미술관(OAR Museum)**입니다.

건물 외관은 낮고 넓게 펼쳐져 대릉의 풍경을 해치지 않도록 설계되어 있으며, 자연스러운 재료감과 유연한 선들이 이질감 없이 주변 환경과 어우러집니다. 건축가 유현준의 설계는 지형과 풍경에 스며드는 구조를 통해, 건물이 아닌 배경처럼 보이게 합니다. 1층 카페에서 마주한 고분 대릉의 풍경은, 실내가 유리에 반사되어 안과 밖이 겹쳐지는 순간 또 하나의 풍경이 됩니다.

오아르 미술관은 유현준 건축가의 설계로 역사와 자연을 건축 안에 담아내려는 철학이 반영된 곳입니다. 그가 이 공간을 설계하며 고려한 세 가지는 첫째, 대릉을 해치지 않는 건축물의 지형과 높이의 조율입니다. 겸손한 위치를 가짐으로 역사와 자연 안에 순화되고자 하는 태도가 엿보입니다. 두 번째는 풍경을 담는 프레임으로서의 건축으로 유리를 사용하여 외부 풍경을 고스란히 내부로 담습니다. 마지막으로 공간을 통해 시간의 흐름을 느낄 수 있게 하였습니다. 방법은 재료, 빛, 동선 등이 자연스럽게 만들어내는 감각적 흐름을 사용하였습니다.


공간의 정체성을 완성하는 디테일로 로고디자인이 있습니다. 오아르 미슬관의 로고디자인은 공간전체와 연결되는 시각언어로, 건축의 형태성과 미술관의 정체성을 동시에 담아냅니다. 공간 전반에 반영된 시각적 요소들은 디자인 스튜디오 오디너리 피플(Ordinary People)에서 담당했으며, 로고 및 사인에이지 등 실내외 그래픽 디자인을 통해 미술관 정체성을 품격있게 완성시켰습니다.


2. 공간기록

1층 카페에 들어서면 유리창 너머로 대릉이 한눈에 들어오는 장면이 펼쳐집니다. 그 압도적인 풍경은 미술관에 들어선 순간, 가장 먼저 기억에 남는 인상으로 자리합니다. 통창을 통해 대릉이 고스란히 실내공간으로 들어온 듯한 이 장면은, 시간과 공간의 경계를 허무는 경험이기도 했습니다. 1층 카페는 전시 공간의 연장처럼 구성되어 있으며, 창가 좌석에서는 대릉을 바라보며 음료를 마실 수 있습니다. 1층 데스크 주변, 락커룸, 계단실 등 모든 디테일에 건축적 언어가 녹아 있어 감상 이상의 공간 경험이 됩니다.

자연과 어우러지는 공간이 되기 위하여 단단하고 차가운 재료인 콘크리트에 세로로 질감을 주면서 부드럽고 자연스러운 목재마감의 느낌을 구현하였습니다.
건축은 유현준 건축가의 설계로, 건축물의 높이와 동선을 조율하여 대릉을 압도하지 않도록 구성되었습니다. 공간은 겸손하면서도 감각적인 디자인 언어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건축적 조형미가 담긴 오아르 로고 조형물, 입구의 LED 미디어월, 목재처럼 보이는 콘크리트 마감재, 미니멀한 사인 시스템까지 — 공간 전체가 감각적인 설계 요소들로 연결되어 있었습니다.





3. 내부 전시: 에가미 에츠 展 "Echoes of the Earth"

에가미 에츠는 2020년과 2021년, *포브스(Forbes)*가 선정한 **‘세상을 바꾸는 30세 이하의 젊은 리더 30인(30 Under 30)’**에 연속으로 선정되며 글로벌 아트신에서 주목받고 있는 작가입니다. 2층 전시실에서는 국제적으로 주목받는 작가 **에가미 에츠(Egami Etsu)**의 개인전 《Echoes of the Earth(지구의 울림)》이 열리고 있었습니다. 이 전시는 작가가 '소리', '기억', '정체성'이라는 주제를 추상적 언어로 풀어낸 신작 17점을 선보이는 자리로, 한국에서는 처음 공개되는 작품들입니다.
에가미 에츠는 회화를 통해 소리를 그리는 **‘보이스 페인팅(voice painting)’**이라는 독창적인 개념을 발전시켜왔습니다. 언어가 부서지고 다시 조립되는 과정을 시각적으로 표현하며, 색채와 리듬, 제스처를 통해 말해지지 않은 감정과 울림을 포착합니다.
이번 시리즈에서는 마이클 잭슨, 존 레넌, 바흐, 프레디 머큐리, 그리고 K-POP 아티스트 등 시대와 세대를 초월해 전 세계 젊은이들의 마음을 움직인 문화 아이콘들의 초상이 등장합니다. 하지만 이들은 단순한 이미지가 아니라, 시간과 공간을 넘어 퍼지는 '감각의 잔상'으로 추상적 붓질과 색의 흐름 속에 표현됩니다.





프레디 머큐리의 강렬한 선언처럼, 이 작품은 화려한 색채와 과감한 붓터치로 그의 독보적인 존재감을 시각화합니다. 격정과 에너지, 예술가의 자의식이 강렬하게 교차하는 그래픽 초상입니다. 작가는 이를 통해 개인과 집단 기억, 동서양, 과거와 현재의 경계를 허물고자 하며, 다양한 문화권에서 살아온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언어 너머의 감각을 시각적으로 풀어냅니다.
🎟 오아르미술관 관람정보
- 운영시간 오전 11시 ~ 오후 8시
- 휴관일 : 매주 화요일 (월요일이 아니라 화요일입니다^^)
- 입장료 : 성인 8.000원 / 청소년 5.000원 경주시민. 경로우대 할인
- 주차 : 1시간 무료. 이후 30분당 1.000원
마무리하며
보슬비가 내리던 날의
오아르 미술관은
청명한 날보다 더 오래, 더 깊게 기억될 것 같습니다.
예술은 공간에서 태어나고,
공간은 존재의 무대가 됩니다.
오아르 미술관은
경주의 시간과 풍경,
예술과 삶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새로운 감각의 문을 열어주었습니다.
그 이름처럼,
오늘 만난 아름다움은 오래도록 머무를 것 같습니다.
그리고 문득,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진정한 오늘의 아름다움’이란 무엇일지 생각해봅니다.
🔗 이번 전시의 글은 '무드온라이프'의 네이버 블로그에서도 이어집니다.
👉 [ 🌳 오아르 미술관, 대릉을 품은 경주의 예술.. : 네이버블로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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